작성자: 김** (8974)


BIAS, BY US 후기


공감이 아닌 연민으로...


3일간의 세미나를 통해 우리의 삶에 너무나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혐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현상들을 혐오라는 안경으로 보니 그 갈등의 원인들이 보일 정도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인류의 역사가 혐오의 역사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개인사나 민족, 국가들의 역사 속에 혐오는 모든 사건의 배후에서 갈등을 만들어내고 희생양을 만들며 이어져 온 역사였다는 사실 또한 확인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자기와 자기가 속한 집단의 보호를 위해 혐오라는 감정을 이용하고 그것이 정치적 이해집단에게 이용되어 합리화를 시킨 것이 시대마다 반복되어 나타났음을 다양한 문화 속 혐오 현상에 대해 교수님들의 강의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긍정의 정서로 이해하고 있는 공감이 집단 중심성으로 표출될 때 혐오와 차별, 또는 무관심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보며 인간은 정말 약하고 악한 존재임을 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인터넷이 아니면 안 되는 시대로 코로나로 인해 뉴노멀의 시대를 얼떨결에 맞이하게 된 인류가 지금 돌이키지 않는다면 필터 버블과 확증편향의 강화, 또한 인지적 게으름, 인지부조화를 피하기 위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오히려 다시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자신만의 세계관 속에 갇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구라도 비주류가 될 수 있고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동등하다는 것을 기억하며 조금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대중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기에 그 반응을 살피며 히틀러가 홀로코스트를 자행할 수 있었음을 보며, 침묵할 때 또 다른 공범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야만 나의 안위를 지킬 수 있는 상황에 처하면 누구라도 어떤 행동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그런 악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던 것을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연약한 인간이 나임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사가 계속 그렇게 악하게 흘러가지 않은 것은 빅터 프랭클 박사처럼 언제 죽음의 자리로 불리게 될지 모르는 포로 수용소에서조차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자 했던 자들과 가족이 죽임을 당하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과 화해의 손을 내밀며 죄를 자백하고 용서하며 보상의 기회를 허락했던 누군가의 피눈물 나는 결단과 용기가 있었기에 인류가 자멸의 길로 나아가지 않았다는 희망을 보게 됩니다.


그냥 감정이 흘러가는 대로 본능대로 살아갈 때 엔트로피의 무질서로의 진행을 막을 수 없는 것이 인간임을 보며 안간힘을 쓰며 흐트러지지 않고 나를, 우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3일간의 세미나를 보고 난 뒤 30여 년 전 고등학생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57분 캠페인이 생각이 났습니다. 


엔야의 비장한 음악과 함께 더 비장한 연극배우 박정자 님의 목소리로 던져진 질문...


“까뮈의 소설 ‘전락’에 나오는 이야기를 아십니까?


주인공은 어느 날 세느강을 건너다 등 뒤에서 나는 누군가가 물에 빠지는 소리를 들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건너게 되는데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서서히 전락해갑니다...” 너무나 강렬해서 그 뒤의 내레이션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누군가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는가? 외면하고 있지 않는지 주변을 보라는 것이었을 거라 짐작해봅니다.


인지적 게으름으로 인해 아님 다른 어떤 이유든 혐오에 대해 내가 침묵할 때 인류는 계속 혐오의 역사만 거듭 되풀이하게 될 것을 알기에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공감이 아닌 연민으로 인류를 바라볼 때 조금은 나아진 세상으로 우리 모두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걸어가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그 걸음을 내디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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